결계에 참석차 조계사에 다녀왔다.
하안거 첫 결계라 그런지 그 큰 법당이 비구,비구니로 가득 찼다.
앞으로 일곱 번이면 포살법회 참석도 끝이다.
승랍 사십이면 이것도 졸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코 좋지만은 않은 것이 나이 들어 예비군, 민방위 빠지자 서운했던 감정이 또 일 것이기 때문이다.
조계사 갈 때마다 새 부처님을 보면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든다.
옆에 비켜 앉아계신 옛 부처님으로 다시 바꿔놓고 싶은 심정이다.
그 큰 법당벽면을 가득채운 크기만큼 허황된 살림중의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고, 신중치 못한 불사로 낭비를 초래했다는 생각이다.
옛 주불의 상호가 원만해서 더욱 그렇다.
빗소리에 섞인 범망경범음송 한 구절이 귀에 들어와 박힌다.
‘도박은 하지도 말고, 하는 것을 보지도 말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