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련암 ‘ㄱ 스님’은 화장실 갈 때마다 모기와의 전쟁을 했다.
재래식 화장실 시멘트벽에 새까맣게 붙어있는 모기들을 상대로 쿵푸를 했던 것이다.
쿵푸의 달인 ‘이소령’이 되어 손등과 바닥으로 후려치고 내리치고 무릎으로 발등으로 돌려 치고 찍어 누르고 신나는 동작과 함께 입으로는 괴성을 질렀다.
“끼요~~이히~~”하며 눈살도 찌푸리고 엄지로 콧등도 건드리며 이소령 흉내를 냈다.
그런데 그만 그렇게하길 며칠이 지나자 양팔에 종기가 났다.
두 팔을 쓸 수가 없을 정도로 아팠다.
병원 치료로 한참 고생을 한 스님은 이것은 필시 모기들의 저주라고 생각했다.
그 뒤로 해충도 재미로 잡으면 반드시 현금과보가 있다고 믿게 되었다.
어제 저녁 평상에서 피 빨겠다고 덤벼드는 모기들을 전기충격기로 잡으며 문득 그 생각이 났다.
‘틱~틱~’거리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모기들의 저주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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