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에서 얻어다가 청양에서 키우던 꽃 닭과 버버리, 거위 등을 도로 반납하고 늦게 도착했다.
그렇지 않아도 일이 많은데 도저히 못 키우겠다는 만해심보살의 최종결정에 따른 것이다.
꽃 닭은 병아리도 10여 마리나 낳았는데 귀여운 것들을 도로 같다주니 아쉽기도 하고 많이 서운했다.
삼칠일동안 어미 품에서 부하되어 태어난 놈들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물을 머금고는 어김없이 하늘을 쳐다보던 폼하며, 어미의 짧은 신호에 흩어져 있던 놈들이 일시에 어미 품으로 숨어들던 기민함은 언제 어떻게 배웠는지 모를 실로 신기한 일이였다.
메추리알 보다 크고 계란보다 작은 꽃 닭의 알은 맛도 좋았는데
수행도량에서 축생들을 사육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새삼 깨달은 것이다.
맑은 도량의 상징인 참개구리와 도롱뇽, 잠자리 애벌레 등이 먹이 감으로 희생되는 생태계의 교란도 문제였고 무엇보다 축사라는 본업이 아닌 일에 시간을 뺏긴다는 데에 대한 분답함이 첫째였다.
시원섭섭한 가운데 얻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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