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년 대홍포 2년 된 차와 40년 된 노차를 구입해 비교 시음한다.
제대로 된 햇 대홍포는 구입하기가 어렵고 그 암차 맛을 대역하는 것들이다.
더불어 구입한 차가 대만의 문산포종(300g), 동방미인(150g), 일본 소산원의 옥로(50g)등인데, 다각실에서 저마다의 향을 다양하게 피워낼 차들로 이렇게 새 차를 구입하면 달포는 즐겁다.
우리나라에서는 미운사람에게 주식을 가르치고 중국에서는 차를 가르치라했단다.
그만큼 차를 즐기는 생활이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다.
한편에 수백, 수천씩 하는 골동보이는 관심 밖인데도 은근히 오른 찻값이 한 번에 두 세통 구입하는 습관에 제동을 건다.
문득 ‘차등보시’라는 절집용어를
본뜻과 다르게 '사람 봐가며 차를 등급별로 낸다'는 말로 해석해본다.
초심다인에게는 역시 진간장처럼 우려낸 보이숙차가 어울리고,
일류 기생 같은 동방미인, 포근한 아내 같은 문산포종, 풋풋한 처녀 같은 옥로의 맛은 중 구참은 돼야 느낄 수 있는 차 맛이겠다.
비유가 재미있으나 요즘은 혼탁한 정신을 치유해주는 듯한 대홍포가 최고로 느껴진다.
오늘 원각경일편을 독송하고 기도입재를 마친 뒤의 차 맛이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