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약게 움직이며 상대에게 피해를 입혀 싸움에서 이기는 사람을 일러 “오소리, 개 낯짝 찢듯 한다.”고 표현한다.
어제, 경험 없는 ‘낼름이’가 여지없이 낯짝을 찢겨왔다.
같이 풀어 놓은 제 어미 ‘영화’와 나가서 늦게까지 안 들어와 걱정했는데 아침에 보니 미간에 제법 큰 상처를 입고 온 것이다.
개들도 서로 어울려야 힘을 받는지 혼자는 얌전하다가도 두 놈을 같이 풀어 놓으면 신이 나서 산속을 헤 뒤집는데,
어젯밤에도 자유로워진 두 놈이 산 속에서 오소리를 만나 협공으로 제압하려 했을 것이고, 2프로 부족한 ‘낼름이’가 오소리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 날카로운 놈의 앞 발을 피할수 없었을 것이다.
꼭 당하고 오는 놈들은 2프로 부족한 놈들이다.
그동안 거쳐 간 진돗개 여러 마리를 봐서 알 수 있다.
반면, 족보 있는 ‘영화’는 그렇게 많이 출정을 했어도 항상 깨끗한 얼굴을 유지하고 있다.
부족한 2프로를 발견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봐 족보 견은 역시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한참 커가는 두 마리 새끼를 예의 주시중이다.
수놈이 ‘목탁’이고 암놈이 ‘요령’이다.
진돗개는 너구리까지는 제압해도 오소리 한테는 안된다.
대왕산에 오소리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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