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상 사람들은
모양을 보면 그 모양에서 뛰어나지 못하고
소리를 들으면 그 소리에서 뛰어나지 못한다
어떻게 하면 모양과 소리에서 뛰어날 수 있는가
2. 이 모양과 소리에서
뛰어났으면 반드시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어떻게 바른 공부를 시작할 것인가
3. 이미 공부를 시작했으면
그 공부가 익은 때는 어떤가.
공부가 익었으면 다시 거친 콧김을 없애야 한다.
4. 거친 콧김을 없앤 때는 어떠한가.
5. 콧김이 없어지면 재미가 없으며 기력도 없고
의식이 분명치 않으며 마음도 활동하지 않는다.
또 그때에는 허망한 몸이 인간에 있는 줄을 모른다.
그런 경지에 이르면 그때는 어떤 시절인가.
6. 공부가 지극해지면 움직이고 조용함에 틈이 없고 자고 깸이
한결 같아 부딪쳐도 흩어지지 않고 움직여도 잃지 않는다.
마치 개가 기름이 끓는 솥을 보고도 핥을 수 없고
버리려 해도 버릴 수 없는 것과 같다.
그때는 어찌 해야 하는가.
7. 갑자기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과 같아 단박 꺾이고 단박 끊는다.
그때는 어떤 것이 그대의 자성인가.
8. 이미 자성을 깨쳤으면 자성의 작용은
인연을 따라서 움직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럼 어떤 것이 작용에 따름인가.
9. 이미 자성의 작용을 알았으면 생사를 초월해야 하는데
눈빛이 땅에 떨어질 때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10. 이미 생사를 벗어났으면 그 가는 곳을 알아야 한다.
사대는 뿔뿔이 흩어져 어디로 가는가.
-나옹혜근(1320~1376)-
나옹의 경지가 조금 의심스럽다.
오늘 그가 머물던 오대산 북대에 대중공양 겸 콧김 쐬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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