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과 空
소립자론의 양자물리학에서는 이미 물질을 최소화하면 결국 공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원자의 구성요소인 핵과 전자만 보더라도 마치 태양계의 축소판 같이 공한 가운데
강한 에너지로 당기고 있어, 질량인 듯 에너지인 듯 존재하는데
결국 입자가속기로도 쪼갤 수 없는 미세 단위에서는 관측자의 의지만 남아
물질의 존재유무에 영양을 끼친다는 것이다.
어쨌든 물질이 “비 물질성”으로 존재 한다는 것과
그것이 고체, 액체, 기체, 어떤 형태로 존재하던 근본은 열에너지, 빛에너지와
동일성이라는데 이의가 없지만 아직도 에너지와 질량, 입자와 파동 사이에서
명확한 존재의 법칙 규명을 못 내리는 것이 과학의 현주소이다.
단지 에너지 이전에 어떤 일정한 정보가 있다는 것만 추측하고 있을 따름인데
어쩌면 영원히 그 부분은 종교의 영역으로 남겨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 불교에서는 이미 명쾌하게 해답을 내놓고 있는데
반야심경에서 관세음은 지혜행으로 “오온”이 공한 것을 알아
사성재인 “고집멸도(苦集滅道)”도 없고 “12연기”도 없으며 “육근”과 “18경계”가 없어
마음에 걸림이 없으니 필경 구경열반에 든다고 하였다.
이는 관세음뿐만이 아니고 삼세제불이 다 이와 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인슈타인도 일찍이 빛의 파동이 수면파가 해수면을 매질로
또는 음파가 공기를 매질로 일으키는 파동과 매우 유사하다고 주장했 듯,
묘음과 법음의 “관음력(觀音力)”을 발휘하는 해안고절처(海岸孤絶處)는
끊임 없이 밀려오는 해조음을 통해 지혜광명을 완성하는 관음의 도량이요.
수면파가 빚어내는 음파로 “이근원통(耳根圓通)”을 완성하는 수행처인 것이다.
파도 철썩이는 검푸른 낭만의 바닷가.
인도 땅 포탈락가에서 절강성 조음동을 넘어 홍련암 해수관음까지
이는 오랜 세월 “반문문성(反問聞性)”의 화두로 남은
"색인 듯 공이요, 공인 듯 색"인 우리의 등대인 것이다.
<9월 초하루 법문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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