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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나 한잔 마시게

    글쓴이 : 석 영주  (221.♡.210.93) 날짜 : 2004-07-05 (월) 05:30 조회 : 3253




    관음원(栢林禪寺)의 조주탑과 탑에 새겨져 있는 선사의 영정(탁본).


    사찰 군락을 이루고 있는 산서성의 오대산을 거쳐
    조주스님의 하북성 관음원으로 가는 길은
    석탄차가 끝없이 이어져 대기 하고 있는 태행산맥을 넘어야 했다.


    그 긴 석탄차 행렬을 비상점등으로 한참을 추월 할 수 있었던 건
    처음부터 우리 일행을 안내 해 온 산서성 경찰의 도움이 컷다.
     

    그렇지 않았다면 조주스님 뵈러 가는 길은 석탄차 행렬에 치어
    몇날이 걸릴지 모르는 일이였고
    중국의 시간 관념상 아마도 하루에 그 큰 산맥을 넘기란 불가능 했을 것이다.


    조주 종심선사

    당나라 때의 선승인 종심(778~897)은 조주(趙州)지방의 관음원에 살았기에
    조주라고 불렸는데 120세수를 살으시며 많은 납자를 제접하셨다.


    스님은 유명한 끽다거(喫茶去: 차나 마셔라)화두 외에도 무자화두(無字話頭),
    조주구화(趙州救火: 불이야, 불), 요시소사(尿是小事: 오줌 좀 눠야겠다),
    정전백수자(庭前栢樹子: 뜰 앞의 잣나무), 세발우거(洗鉢盂去: 밥그릇이나 씻어라),
    만법귀일(萬法歸一: 모든 것은 하나로 돌아가는데) ,
    구자무불성(狗子無佛性:개는 불성이 없다)등 벽암록의 100개의 화두중
    12개를 차지 할 정도로 많은 화두를 남겨 후대 선승들의 수행 과제
    를 제시했고 송대에 형성된 선종오가에 큰 영향을 끼쳤다.


    어쨌든,
    얼마나 오래전 부터 와서 느껴 보고 싶었던 조주스님의 채취인가!

    부픈 마음을 실은  버스는 한참을 달리고
    산서성을 벗어나자 가이드도 당차 보이는 조선족 여성으로 바뀌었는데
    특유의 말투로 한참을 하북성의 오천년 역사와 목적지인 관음원을 소개 하더니
    이야기는 자연스레 조주스님의 끽다거 화두로 이어진다.


    한 승려에게 종심선사가 묻기를
    "여기에 처음 왔는가 아니면 온적이 있는가?"하고 물으니
    "온적이 있습니다."하였고
    종심 선사는 "차 한잔 마시게"라고 하였다.

    다른 승려에게 물으니, 또 다른 승려는"온적이 없다"하였으나
    그러자, 스승인 종심 선사는 또 "여보게 차 한잔 마시게"라고 하였다.

    뒤에 원주가 묻기를 “왜 온적이 있다 해도 차를 마시라 하고,
    온적이 없다 해도 차를 마시라고 하십니까?"하고 묻자
    스승은 또 다시 "자네도 차나 한잔 마시게"라고 하였다.

    드디어 조주 관음원에 도착
    지금은 백림선사栢林禪寺라 이름을 달리한 관음원은
    문화혁명을 거치며 많은 파괴가 있었는지
    스님의 자취로는 조주탑이라 불리는 스님의 사리탑 뿐이였고
    나머지 웅장한 시멘트 건물들은 장쩌민이 다녀간 후로 이루어진 복원불사 덕이란다.


    우리 일행은 방장 정혜스님의 특별 안내로 선방 실내를 돌아 볼수 있었는데
    방선중인지 수좌 혼자 정진하고 있었다.

    미안한 마음으로 선방 구조를 둘러 보는데 문득 기둥에 써 붙인
    글귀 한귀절이 눈에 들어 왔다.


    "염불시수 念佛是誰  조고화두 照顧話頭"
    염불하는 이놈이 누구냐 화두를 잘 살필지어다.

    "스님 저 처음 왔습니다"

    "그래 차나 한잔 마시게"

    돌아오는 등 뒤로 1000년을 뛰어 넘은 스님의 음성이 들리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