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탄탄한 회사를 직원들에게 넘기고
가정을 부인에게 맡기고 늦은 나이에 출가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아들 둘 다 장가보내고 이제 말년을 알콩달콩 보내야하는 기대를 접고 스님이 된 남편을 바라보아야하는 부인의 입장은 또 어떠랴!
“결혼 초에는 ‘여보’라고 부르는 게 부끄러워 ‘이보’라고 불렀는데 이제 말년에 남편을 ‘스님’이라고 부르는 게 부끄러워 “시님’이라고 한다.”며 생과부 되었다고 비록 너스레는 떨어도 부인은 “대불심”이라는 불명 값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국내에서는 나이제한에 걸려 동남아에서 계를 받고 수행자의 길을 택한 법수선원 박종규거사님의 늦은 득도는 현실에서 부처님의 마지막 노 제자 “수바드라”를 보고 있는 듯했다.
또한 두 아들의 결혼식장에 나타난 짧은 머리의 아버지, 시아버님, 사돈어른을 이해하는 가족친지들의 화목과 어우러진 님의 모습은 이 시대의 새로운 출가 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생사가 대사이듯 출가가 어찌 작은 일이랴,
늦깎이 출가자의 如如한 구도 행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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