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용산 서울역, , , "
차장이 소리치며 차문 열고 버스에서 내려서면
우리는 회수권을 주고 버스에 올라탄다.
그러면 차장은 차문에 매달려 오라이를 외치고 버스는 출발 한다.
닫기지 않은 문을 기사아저씨가 가면서 에스자를 한번 그어주면
그 때야 문이 닫기고 여차장은 받은 회수권을 정리하며 다음 정거장으로 향한다.
회수권을 보니 생각나는 구로동에서 학교 다닐 때의 풍경이다.
여차장의 노량진 용산 서울역이라는 외침은 아직도 귀에 쟁쟁 하다.
열장의 회수권을 열한장으로 잘라 쓰는 신공을 부리기도 했었고
그 회수권도 아끼려고 시흥 동일중학교를 그리고
대방동 성남고등학교를 걸어다니기 일수였다.
회수권은 학교 매점에서 삶은 계란으로 바꿔 먹을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170부 정도를 새벽에 돌리고 월급으로 3,000원을 받으면
아버지 청자담배 한 보루 사드리고 삼색줄로 된 노란 추리닝을 맞춰 입곤 했었다.
유수 같은 세월 속에 시간은 왜 있는가를 돌이켜 보게 된다.
시간은 물론 공간도 아상이 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고.
요즘은 보현성 곁에 자주 앉게 되는 자신을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