梧千歲老猶藏曲
오천세노유장곡
梅一世寒不賣香
매일세한불매향
오동은 천년을 늙어도 오히려 곡조를 감추고
매화는 아무리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극락암에서 경봉스님 법문 듣던 때가 이미 오래전이다.
화엄경에서 믿음은 도道의 근원이 되고 공덕의 모체가 되어서
모든 착한 법을 길러 낸다 하였다.
불교에서 신심과 의심은 상반된 개념이 아니다.
신심을 바탕한 의단은 공을 지향하고 화두를 타파 한다.
용수보살과 의상대사는 수백년의 간극을 두고 태어나
똑같이 화엄경을 찬탄하고 있다.
간략히 찬하고 요약해 후학들에게 제시하는 것이다.
'초발심시변정각'은
약찬게와 법성게에서 겹치는 문구다.
초심에 정각이 두루하다는 말씀은
처음마음 동시에 의단을 타파하라는 것이요
문수사리최제일
보현행급여래출
지혜와 대행이 만날때 여래가 출현한다 함이다.
우리는 동안거 입제후 보름을 보내고 있다.
수행자라면 하루 오분의 참구라도 빠짐없이 하라고 권하는 것은
초심의 찰나에 비하면 오분은 장장무구의 세월이요
부처가 나와도 열두타스는 나올 시간이기 때문이다.
사주는 속여도 팔자는 못 속인다는 말이 있다.
나는 내 사주를 공사주라고 믿고 산다.
수와 수가 겹치고 파와 파가 겹처 공인것이다.
사주가 운명이고 팔자가 숙명이라면 하루 오분으로
그 긴 물꼬를 틀어야 하는 것이다.
감추고 불매하려해도 이미 들어나 있는 것을 어찌하랴.
확연무성이다.
--- 법수선원 초하루법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