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스님이 초하루에 못 오시고 초파일 부처님오신날 오신다고 전화 주셨다.
팔순이 넘은 노구에도 전국 법문청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마다 않으시는 스님은
아무리 바쁘셔도 초하루만은 꼭 법수선원 법회를 위해 일정을 비워 두시는데
요번 달은 봉축 행사에 참석 하시는 걸로 일정이 변경 된 것이다.
스님 법문은 주로 당신의 수행담과 게송 또는 경험담 위주로 이루어지는데
그때 그때 즉흥적인 말씀은 일정한 스토리가 매번 반복 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혹자는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법문 내용이 똑같다고 불만도 있으나
"변함 없는 진리에 변함 없는 법문" 그것이 스님 법문의 특성이며 또한 매력이다.
자칭 국보 양주동 박사도 똑같은 강의에 항의하는 학생에게 일갈 한 적이 있다.
"소 뼉다귀도 여러번 욹어 먹는데 하물며 국보인 내 강의 일까보냐 !"
재미 있는 일화다.
무엇보다 문제는 우리의 법회의식 구조에 있는 것 같다.
경에 등장하는 사리자와 수보리 같은 질문자 없이 이루어 지는 무문자설無問自說은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데
청법자와 설법자의 서로 다른시각과 코드는 물과 기름 처럼 겉 돌고
그로 인해 법회가 지리멸렬해 짐을 볼 수 있다.
부동산 투자나 아파트 값 상승에 대한 이야기가 최고의 관심사인 현실에서
구도적이기 보다는 구돈적(?)일 수 밖에 없는 중생심
구돈적 열정으로 구도적일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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