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다각실에서 차 마시고 있는데
초파일 준비하던 보살들이 저녁으로 냉면 먹으러가자고 전화가 왔다.
뒤따라 갈 테니까 먼저 가라고 해도 굳이 기다리고 있으니 빨리 나오라고 재촉이다.
이것저것 애들 썼으니 얼른 가서 저녁 사드리고 오자는 마음에 서둘러 일어섰다.
성ㅇㅇ보살이 자신의 차 벤츠를 대기시켜 놓아서 내가 뒤에 타고 조수석에 일ㅇㅇ보살이 탔다.
에어컨을 켜라, 아니 창문을 열어라 하며 출발해 내려가는데 갑자기 차 흐름이 이상하다.
그것은 지금도 의문이다.
기사 성ㅇㅇ보살이 왜 그때 브레이크를 안 밟았는지,,,,,,,
차가 중간쯤 언덕을 내려가며 점점 가속이 붙더니 “어,,,어,,,” 하는 순간 “텅”하며 오른쪽 앞바퀴가 언덕을 들이쳤다.
그 충격으로 튕기며 뒤집어진 차는 그 여파로 다시 또 한 번 넘어간다.
쿵쿵 탕탕 와작 와작,,,,,,,,,
고속도로도 아니고 뒤에서 벨트 맬 일이 없었던 나는 차안에서 한 두 바퀴를 돌아 문짝 구석진 곳에 콱 처박혀버렸다.
세상에,,,,,,,,초파일 이틀 앞두고 이게 무슨 일인가,,,,,,,,,
영화에서 연인들이 풀밭에서 뒹굴 듯 차안에서 노 보살들과 이렇게 뒹굴 일이 있을 줄이야.
다행히 벨트를 매고 있었던 조수석 일ㅇㅇ보살은 회전하는 내내 연방 관세음보살을 찾더니 정신을 차린 듯 구석진 곳에서 명상에 잠긴 나를 걱정하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이럴 때일수록 서둘러 일어나면 안 돼,,,”하고 속으로 되 뇌이고는 천천히 차안에서 나와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이며 서로를 확인해보니 다행히도 부처님이 보호하사 셋 전부 다친 곳이 없다.
차가 좋아서 그렇다고 위안을 하고 망가진 벤츠를 아까워하며 레커차를 불렀다.
한참 뒤
“이정도 사고면 폐차예요”하는 레커차기사의 말을 뒤로하고 우리는 기어이 수서에 가서 냉면을 만두와 곁들여서 먹고 왔다.
긴장이 풀어지는 포만감으로 배를 두드리고 이빨을 쑤시며 다시 한번 다친 곳은 없는지 서로를 확인 하고
“지금은 멀쩡해도 차사고의 부상여부는 자고나봐야 알아”하는 마지막 말을 여운으로 내일의 안부를 기약하며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