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날이란 선방 스님들이 가부좌 풀고 걸망지고 산문을 나서는 날이다.
삼개월간의 정진 후 흩어지는 대중들의 발걸음이 가벼운 그런 날이다.
정신적 자유를 위해 스스로 택했던 구속 이였지만 육체의 자유가 실현되는 이날
누구라도 산중어른의 해제법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걸망을 짊어진다.
남보다 일찍이 수좌 생활을 한 나는 누구보다 이 날의 기쁨을 잘 안다.
그 첫 경험은 76년도 해인사에서의 하안거였다.
대중들에게 차를 준비하는 다각소임으로 한철 정진을 잘 마치고
해제비 3,000원을 손에 쥔 내가 제일 먼저 향한 곳은 법수선원이였다.
그저 한철 무사히 잘 마친 것이 기쁨이고 자랑이었다.
그래서 그 회포를 풀 곳은 나의 출가 본산이요 은사스님 주석 하시는
바로 이곳 이였던 것이다.
지금은 많은 분들이 고인이 되어 다시 볼 수 없지만 2년 가까운 행자생활로 정이 들어
누구누구 할 것 없이 면면이 반가웠던 곳.
그 당시는 왜 그리 해제만 하면 법수선원으로 튀 올라 왔는지,,,,,,,,
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
(사진은 해인사로 방부 들이러 갈 때의 모습이다.
성만스님이 행자로 키가 저리 작았었는데 해제하고 와보니 나보다 더 커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