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천정과 벽에 주로 기식하는 벌레를 어제오늘 수백 마리는 잡은 것 같다.
작대기마냥 기다란 것이 사마귀변종 같기도 하고 나뭇가지처럼 위장하고는 죽은 듯 산 듯 별로 움직임이 없다가 머리위로 툭 떨어지기도 하는 징그러운 놈이다.
3년 전 처음 몇 마리 보였으나 잡지 않고 그대로 두었더니 엄청 번식한 것이다.
징그러운 벌레를 생각하면은 백양사 홍련암에서의 일이 생각난다.
새벽단잠에 눈을 뜬 것은 온 몸이 섬뜩해 지는 느낌 때문이었다.
그와 동시 외마디 비명과 함께 나의 몸은 하늘로 솟구쳤는데, 예상대로 장단지에서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고 있었던 것은 15센티는 되어 보이는 검노란 몸통에 셀 수 없이 많은 발을 가진 대형 지네였던 것이다.
수십 년 수행이고 뭐고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그때 나의 “기절용약”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나온다.
어찌어찌 옷을 벗는 둥 마는 둥 한참을 날뛰는 나를 보고 지네도 놀랐던지 이빨자국만 남기고 툭 떨어져 나갔는데, 나중에 그이야기를 청양의 만해심 보살에게 해주었더니 혀를 끌끌 차면서 본인만의 지네 퇴치법을 이야기 해준다.
“자다보니 지네가 배위에서 기어 다니고 있습디다. 그래서 조용히 두 손을 모아 바로 옷 위를 감쌌지요. 그러면은 지네가 가만히 있어요. 그때 손을 감싸고 밖으로 조용히 나가 옷 위를 탁 때리면서 털어 내면은 되요.”
“무얼 그걸 가지고 그리 날뜁니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