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가 아니지 않느냐!
운문(雲門)스님에게 제자가 물었다.
“장님은 손가락이나 주장자를 들어 보여도 볼 수 없고,
귀먹은 자는 훌륭한 설법을 일러줘도 들을 수 없고,
벙어리는 궁금한 것을 묻고자 해도 말할 수 없으니,
이들에게는 불법(佛法)을 가르칠 수 없지 않습니까?
이런 이들을 제도(濟度)할 수 없다면 불법에
신비로운 효험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내가 일러줄 터이니 먼저 절을 해라.”
제자가 절을 하고 일어서는데 스님이 주장자로 때리려 하였다.
제자는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
“장님은 아니구나, 이리 가까이 오너라.”
제자는 시키는대로 스님 가까이 다가갔다.
“귀머거리도 아닌게 분명하구나. 그래, 알겠느냐?”
“…무슨 말씀이신지 말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운문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벙어리도 아니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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