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여행하면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이 바로 위의 불상이다.
성도와 중경사이의 대족석각에 모셔져 있는 불상인데 자세히 보면 매우 특이한 점을 찾을 수 있다. 양쪽 눈과 귀가 다르고 수인과 복장도 다르며 전체적인 표현방식이 제 각각인 것이다.
이는 바로 불교와 도교의 대표적 상징물인 부처님과 옥황상재를 믹서해서 조성해 놓았기 때문인데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 석각의 많은 군상들은 불보살과 도교의 도사들이 사이좋게 뒤섞여 조성되어 불교를 믿고 도교를 따랐다는 중국인들의 합리성을 아주 잘 나타내고 있다하겠다.
중국에 불교가 들어오면서 토속신앙인 도교의 시왕사상과 융합해 중국불교의 특색인 정토신앙으로 발전하고 우리나라에도 전해졌는데 윤달이면 모셔지는 영산재(靈山齋)나 수륙재(水陸齋), 생전예수재 등 조상의 천도를 비는 많은 불사가 그것이다.
그 중 우리의 관심을 끄는 생전예수재는 그 원명이 예수시왕생칠재(預修十王生七齋)로 예수는 ‘미리 닦는다.’는 뜻이고 시왕은 큰 사찰 시왕전이나 지장전에 호위로 모셔진 명부(冥府)의 열 명의 왕을 나타내며, 생칠재는 살아 있는 사람의 7·7재, 곧 49재를 의미한다.
이를 합하여 보면 ‘살아생전에 시왕전이나 지장전에서 미리 드리는 49일 천도재’가 되는 셈이다.
시왕 중 한 분이 염라대왕인 것으로 보아서는 불교가 중국의 도교신앙을 섭수한 느낌을 주는데, 우리가 조상님들의 사후 49재를 지낼 적에 각 7일마다 망자가 생전에 지은 업에 따라 어느 곳으로 갈 지를 결정하는 판관이 바로 시왕인 것이다.
법수선원에서는 금년 윤 7월 24일 관음재일(양력 9월 16일)날 생전 예수재를 모신다.
살아서 나의 위폐를 모셔 놓고 미리 드리는 나의 천도재,
호수에 돌을 던져 놓고 뜨기를 빌기보다 배를 띄우고 그 위에 타는 지혜가 필요하듯 진정한 예수재란, 자신의 청정한 자성에 귀의하는 것이며, 깨침이라는 진리를 알아가는 것으로서, 그 의미를 바로알고 되새기는 천도행사에 많은 분들의 동참을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