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해스님(74)은 법수선원의 閒住이시다.
용상방에서의 한주는 말 그대로 대중가운데에서 한가히 머무는 소임자를 말 하는데, 와축화장실을 가다가 채송화가 요즈음 피는 꽃인 줄 스님이 자신의 컨테이너 방 앞에 가꾸어 놓은 꽃을 보고서야 알았다.
자신의 밥을 스스로 날라다 드시며 누구의 간섭도 원하지 않는 스님.
큰스님의 상좌이면서 나한테 손위 몇 번째 사형이시다.
들리는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스님의 인생역정도 평탄치만은 않았던 듯싶다.
혼란스러운 성장기,
일찍이 학부를 마친 수재였으나 반공의 기치가 드세던 시절 아버지는 북한에서 장관급 벼슬을 살았고 일본에서 편지가 오고 가고 등이 빌미가 되어 모처에 끌려가 심하게 고문을 받았다는 것,,,,,,,,
그 뒤로 무상을 느껴 출가자의 길을 걸었고, 그러나 본인도 제어 안 되는 요란한 괴성의 고문후유증은 지금도 훈장처럼 따라다닌다는 것,,,,,,,등등이 스님에 대해 알고 있는 전부이다.
무소유의 실천하나는 제대로 지키고 살아오셨는지
“조회해본 결과 무연고에 무일푼이니 합격 이예요.”라는 동사무소 영세민 담당자의 말이 있은 후부터 정부로부터 교통비와 적으나마 얼마의 용돈이 나오고 있다.
누구라도 살아온 인생의 질을 떠나서 질곡의 역사가 묻어 있는 그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본다.
보해스님에 대한 존중은 드실거나 신경써드리고 일체 간섭안하고 봐도 못 본체 해드리는 것이다.
귀가 점점 더 어두워지시는지 tv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법수선원 산신을 닮은 잘 생긴 얼굴에 분명 채송화와 연관된 무슨 분홍빛사연이 있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