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치다이빙으로 입수해 바다 속 20미터 아래로 푹 잠겼다.
그때가 언제인가? 15년 전쯤인가?
공기통과 오리발 등 각종장비와 12킬로의 웨이트로 중무장하고 입수한 곳은 서귀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다이버들의 천국 문섬 앞바다였다.
교육장소인 올림픽 잠수 풀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주의사항을 숙지하며 면허 따기 위한 마지막 오픈워터가 시작된 것이다.
다이버들의 여러 주의사항중 하나는 위급상황에서도 절대 패닉에 빠지지 말라는 것.
공기통에 낚시 줄이 걸렸다든가 그물에 장비가 감겼을 때 또는 공기가 떨어져 위급하거나 장비에 이상이 생겨 당황스러울 때도 절대 침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이버에게 공포심은 곧 죽음이기 때문이다.
당황하여 겉 호흡을 지속 한다든가 수면으로 솟구치려 급상승을 한다면 공기색전증이나 감압병으로 인해 바로 사망 아니면 반신불수이기 때문이다.
네 번의 바다잠수를 마쳐야 딸 수 있는 라이센스, 이날 나는 제법 여유롭게 깊은 수심에서의 유영을 즐기다 마지막 출수 때가 돼서야 긴급해진 상황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산호와 열대성 물고기구경에 정신이 빠져 일행과 떨어진 나는 혼자서 조류에 떠밀려 나오는지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밀려 나온 걸까?”
감압을 해가며 서둘러 수면으로 나와 보니 나의 위치는 입수지점인 절벽비치로부터 가마득히 멀어져 있었다.
“이런 젠장,,,,”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아직 나의 실종을 눈치체지 못하고 있는 듯 강사와 나의 바디는 벌써 출수해 슈트를 갈아입는 모습이 가물가물하게 보이고 있었다.
“야! 큰일이구나! 어떻게 섬까지 헤엄쳐 나간단 말인가?”
갑자기 공포심이 일기 시작했다.
설령 누가 나를 발견하고 도와주러온다 해도 달리 도움 받을 길이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일단 바다 밑에서 비치까지 헤엄쳐가기로 하고 다시 잠수하였다.
한참을 애쓴 후 게이지를 보니 수심은 30미터이고 공기통에는 약10분정도를 견딜 수 있는 공기만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바다 밑에서 바위라도 당기며 조류를 헤쳐 나가려던 나의 생각은 금세 잘못된 생각이었음을 깨달았다.
숨대롱이 귀를 때릴 정도로 센 조류로 인해 도저히 전진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어렵게 다시 수면위로 출수하며 온갖 생각이 떠올랐다.
우리일행을 부려놓은 배는 한참 있어야 픽업하러 올 것이고 어차피 자력으로 헤엄쳐 나가는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 면은 아무래도 수면 위가 조류영향을 제일 안 받는 곳 일거라는 생각에 수면에 닿자마자 허리에 찬 납덩이부터 풀어 버렸다.
가벼워진 몸으로 비상탈출이 시작 된 것이다.
일단 공기통의 공기는 최대한 아끼기로 하고, 먼저 숨대롱을 입에 물고 물에 머리를 처박고는 힘차게 오리발을 저으며 스노클링을 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젖 먹던 힘을 다하여 한참을 용을 쓴 뒤 고개를 들어보니 제법 비치가까이 전진해 있었고 나의 효과 있는 선택에 조금은 안도하는 마음이 생겼다.
강사가 입수해 왔는지 곁에 있다는 신호로 나의 다리를 터치하는 느낌이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사력을 다해 한참을 애쓴 후,
지옥 같은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무사히 살아나올 수 있었다.
서귀포 앞 바다에서의 물귀신은 면한 것이다.
“어씨,,, 죽는 줄 알았네,,,,”
나의 “씨마스” 다이버 자격증은 이렇게 혼나고 얻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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