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노른자

큰스님이 타실 새 차 현대 “베라크루즈”를 갔다드렸다.

넘버가 어제 늦게 나와 오늘아침 6시 출발하여 8시 반 도착하였으니 2시간 반 만에 황대선원에 도착한 격이다.

현대차들은 역시 가볍게 나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스님도 상좌가 제공하는 새 차에 대한 반가운 마음을 숨기지 못하시고 어린아이마냥 좋아하신다.

종단에서 “전계대화상”정도 되는 어른이시면 기사 딸린 전용차를 제공해야하는 것인데
현종단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추대만 있고 대접은 없는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안의 버스정류장에서 서울행 버스를 한 시간 남짓 기다려야하는 상황이라 조그만 다방으로 들어가 앉았다.

실로 최백호의 노래가 생각나는 시골다방의 전형적인 분위기인데
아가씨 둘이서 나를 알고 있다는 듯이 반가운 얼굴과 친근한 말투로 주위에 자리한다.

“어디가세요?”
“서울,,,”
“스님이세요?”
“보면 몰라요?”
“잘 모르겠어요,,,”
“,,,,,,,,,,,,,,,,,,,”

어제 밤2시에 손님한테 전화가 와서 늦게 잤다는 둥 이런 날씨는 소주를 마셔야 한다는 둥 둘이서 한참을 이이야기저이야기 하더니 또 새로운 손님이 오자 그 자석으로 옮겨간다.

직업적이기는 하지만 처음 보는 사람한테 누구라도 저렇게 바로 친근해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쌍화차를 주문했는데 계란 노른자가 띄워져 나온다.
문득 조류독감과 계란노른자와의 상관관계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가지만 그냥 마셨다.

돌아오는 고속도로는 추위를 예고하는 실비가 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