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나일론이 처음 들어 왔을 때
승복손질의 해방감에 스님들은 누구보다 기뻐했다.
입다가 빨아서 훌훌 털면 그만인데
굳이 풀하고 두드리고 다려야 할 이유가 없었으니
오랜 전통의 광목, 무명들이
한순간에 푸대접 이였다.
그 냉대는 계속되다
나일론 승복이 입고 벗을 때마다 전기가 일고
피부가 따끔거려 참을 수 없게 되자
그 푸대접은 멈추었다.
짧은 순간 서러웠던 광목, 무명, 모시, 삼베 등이
그 위상을 다시 찾아
바지로 동방으로 적삼으로 두루마기로
계속 그 맥을 잇게 되었고
지금도 꾸준히 스님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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