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도오(天皇道悟 748~807)선사를 시봉하던 용담숭신(龍潭崇信 782~865)
은 여러 해가 되어도 한번의 가르침도 없자 화가 나서 사뢰었다.
"소승이 스님회상에 온지가 여러 해가 되었으나 한번도 심요를 가르쳐 주시지를 아니하시니 무슨 까닭입니까?"
"나는 네가 온 날로 부터 날마다 심요를 한번도 아니 가르쳐 준 날이 없는데, 네가 듣지 못하였다하니 무슨 까닭이냐?"
"어느 날 어느 때에 어떤 곳에서 가르쳐 주셨습니까?
"매일매시에 시간마다 여기서 가르쳐 주었느니라."
"어떻게 가르쳐 주셨습니까?"
"네가 차를 가져오면 내가 받아 마시었고, 네가 밥을 가지고 오면 받아먹었고, 네가 인사 예배하면 내가 받았으니 어찌 심요를 가르쳐주지 아니하였다고 하느냐?"
언하(言下)에 즉시 깨달은 용담은 재차 여쭈었다.
"스님! 어떻게 보림 하오리까?"
선사가 게송으로써 말씀하시었다.
任性逍遙 (임성소요) 성품에 맡겨 노닐고
隨緣放曠 (수연방광) 인연 따라 응 하거라.
但盡凡情 (단진범정) 다만 범정을 제할 뿐이지
別無聖解 (별무성해) 따로 성해가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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