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수선원에는 항상 토요일 오후쯤 되면 작은 배낭을 지고 느린 걸음으로 힘겹게 걸어 올라오는 분이 계신다.
허리가 연세에 비해 심하게 구부정하신 보살님의 별명은 “뿌스럭”인데,
뿌스럭 이란 닉네임이 붙게 된 것은 절에 오실 때 마다 구멍가게에서 과자와 사탕 등을 사 오셔서 불단 이곳저곳에 올리시며 오랜 시간을 뿌스럭뿌스럭 하신다 해서 붙혀진 이름이다.
뿌스럭 보살님이 이렇게 건강이 안 좋게 된 것은 예전에 길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가해자인 택시기사가 불쌍해보여서 그냥가라고 한데서 기인했다한다.
당시에는 보살님도 별 탈이 없는 줄 알고 그러셨다지만 평소 남한테 조금이라도 피해를 안주려는 보살심의 발로로 성급하게 내린 결정이 지금의 후유증을 낳게 된 것이다.
그래도 그 불편하신 몸으로 얼마 전에는 미국에도 다녀오셨는데, 사위의 초청으로 이루어진 미국여행에서 생전처음 비행기도 타보고 재미 있으셨다면서 굽은 허리를 펴며 한참을 이야기하신다.
다음에는 조계사와 법수선원을 번갈아 오가시며 열심히 기도하시는 발원에 무엇이 담겨있는지 여쭈어 보아야겠다.
뿌스럭 보살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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