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년도 여름 하안거, 햇빛 누그러진 저녁 서늘할 때이면 해인사 큰 법당에서는 강원,선방대중 모두모여 일타스님의 슬라이드 자료들을 시청하곤 했었다
여권 내기 힘든 시절, 정부의 배려로? 전국큰스님 몇 분과 동남아 불교성지순례를 다녀오신 스님은 후학들을 위해 준비해온 영상에 자세한 설명을 곁들이는 자리를 마련하여 주셨던 것인데 사진속의 하나하나가 경외의 대상이었고 호기심의 면면들이었다.
그때 효원스님과 나는 선방대중으로 참여하곤 했었는데,
이번 보로부두르 사원을 둘러보며 스투파속의 대부분 목 없는 부처님도 그때 그 자료에서는 거의 목이 있었다는 것이 기억력 좋은 효원스님의 주장이다.
그렇다 면은 근자에도 이교도들의 파괴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가 있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샤일렌드라 왕조에 의해 8~9세기에 걸쳐 건설되어 왜 천년이나 묻혀있었는지 아직도 미스터리인 보로부두르, 인구수가 2억 천만으로 세계4위인 인도네시아의 90퍼센트가 이슬람과 회교도들이라하니 한편으로는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그나마 이정도 보존될 수 있는 것에 감사한 마음도 있다.
목 없는 부처님은 멀리 갈 것 없이 우리 경주박물관에만 가더라도 쉽게 볼 수 있는데
역사 속에 녹아 있는 인간의 편견과 아집은 현실에서 더욱 원형보존 된 불상을 보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세계문화유산도 인재보다는 이제 자연재해로 더욱 보존하기 어려울 것 같아 걱정이다.
인도네시아의 현실이 그러했다.
이슬람 신전에는 안마당 중간마당 바깥마당이 구분되고 힌두의 여러 신중에는 파괴의신 보존의신 창조의신이 있다는 것이 가이드의 설명인데 아무래도 인도네시아에서는 파괴의신이 득세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항상 떠올리는 것은
頭頭物物 부처 아닌 것이 없다는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