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거사님이 수의과 교수라는 말에
옛 흑백영화 “성난 송아지”에서 사람이 해머로 소의 머리 일정부분을 정확히 내리쳐 한방에 쓰러뜨려 잡던 도살장 장면이 떠올라 요즘의 도살방법에 대해 물었다.
그때 눈물을 흘리던 주인공 소의 모습이 기억에 새로운데 교수님의 현대판 도살장에 대한 설명은 아주 리얼했다.
“일단 소들이 음매음매 소리를 내며 일렬로 이동되어 일정한 곳에 들어가면 철커덕하며 네발이 쇠 족쇄에 잠기게 됩니다. 그렇게 계속 이동되어 차례가 되면 둥근 쇠톱이 굉음을 내며 공중에서 내려와 순식간에 목을 날립니다.
머리가 떨어지며 피를 확 쏟은 소는 그대로 이동해 어느 순간 자동으로 발목부분이 잘리며 가죽이 확 벗겨지고 또 한 차례 피와 함께 내장을 쏟아내는데 이렇게 해서 알몸이 된 몸체는 고리에 걸려 샤워 칸을 통과하며 대충 닦여지고 부위별로 나뉘어 정육점으로, 냉동고로, 우리의 식탁으로 그렇게 소의 일생은 끝이랍니다.”
잠깐 “트라우마”에 빠진 자신을 발견했다.
소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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