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호수라 불리는 “남쵸”호수를 가는 데는 5200고지 바근나(巴根納)산을 넘어야했다.
해발 이정도면 에베레스트 등반대들의 베이스 켐프가 위치해있는 높이이며, 사대종교의 성산 수미산을 답사 할 수 있는 높이라 할 수 있다.
“남쵸호수”는 라사에서 왕복 500여 킬로미터.
라사의 3700고지도 아직 적응이 안 된 상태에서 남쵸를 향해 출발하며 가이드가 오늘은 5200고지를 넘어간다고 하자 다들 기겁을 했다.
두려움 반 호기심 반으로 맞이하는 첫경험, 나는 차 앞에 앉아 고도계를 보며 일행들에게 점점 높아지는 고도를 큰소리로 카운트해주었다.
“4200,,,,,4500,,,,4800,,,,”
버스가 점점 최고지에 가까워 오자 나의 심장도 불규칙적으로 벌떡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일행들을 돌아보니 입술이 새파랗거나 얼굴이 노랗게 변해 모두 말들이 없다.
드디어 해발 5200미터,
멀리 남쵸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바근나는 어제 온 눈을 덮고 온통 하얀 모습으로
“롱다”와 “타르쵸”를 한껏 펄럭이며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차에서 내려 천천히 기념사진을 찍으며 주변을 돌았다.
그런데 느닷없이 장족 두 명이 코앞에 다가와 눈에 쌍심지를 켜대며 장족말로 한참을 떠들어 된다.
대충 그들의 표정을 보니 돌 위에 묶어 놓은 티베트 개 “짱 아오”의 사진을 찍었으니 돈을 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5원을 주니 20원을 내라는 표정이라 20원을 줬다.
그제야 사진을 마음대로 찍으라며 유유히 사라진다.
허참! 그 20원 때문에 그렇게 야단이었나?
누가 장족들을 저리 포악하게 만들었을까?
참으로 서글픈 일이였다.
티베트가 중국화 된지 50년, 그동안 한족들이 대거 이주해오면서 모든 상권은 한족들이 다 쥐게 되었고 고작 장족들은 개를 모델로 촬영요금을 받거나 화장실 앞에서 1원씩의 이용료를 받는 것 등이 고작이었다.
한족들의 잔치에 구경꾼으로 전락되어 있는 자신들의 모습을 보며 나라를 빼앗긴 설움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듯했다.
우리는 남쵸호수를 둘러보고 다시 바근나를 넘어 라사로 돌아와 하루 일정을 마쳤다.
하늘호수 남쵸의 시린 빛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