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웅장한 포탈라 궁 앞에는 오체투지 하고 있는 신도들로 엄청 북적대고 있었다.
티베트에선 어느팀이든 첫 일정은 포탈라 궁 참배라는데, 매표소와 몇 개의 관문을 통과할 때 마다 이상하게도 우리를 안내 하는 사람들은 현지가이드가 아니고 서장자치구 시에서 나왔다는 짙은 선글라스 맨 들이었다.
왜 저 사람들이 우리를 안내를 할까?
그 이유는 이랬다.
애초에 우리는 베이징주제 중국여행사에 우리여행일정을 맡기었고 그 여행사가 입경허가서를 발부하는 서장자치구에 중국불교협의회 초청으로 한국에서 영향력 있는 스님들이 오신다고 하며 여행할 수 있는 황색허가서를 신청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북경에서의 칭짱선 일등칸 배려와는 달리 서장자치구에서는 “웬 영향력 있는 스님들?” 하며 입경허가서 발급을 불허한 것이었다.
가뜩이나 티베트 독립운동으로 예민한 서장에 영향력 있는 스님들이 여럿이 온다는데 반가울리 없었던 것이었다.
그 사실을 여행사에서는 우리 일행이 북경에 도착한 뒤에 알려줘 우리는 전혀 영문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고 극구 승복을 입지 말고 사복을 입어 달라는 이유가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특별 안내를 하고 있는 저 선글라스 맨 들은 여행사의 로비로 카드 없이도 포탈라 궁을 참배 할 수 있도록 우리를 돕고 있는 것이었고 우리는 허가서도 없이 티베트를 구경하겠다고 온 꼴이 되었던 것이다.
그놈의 영양력인지 영향력인지 때문에 “라사” 입경은 상관없었으나 황색카드가 필요한 몇 군데에서 우리는 도둑여행을 해야만 했다.
일행들은 하룻밤 자고난 뒤 찾아온 고산두통에 시달리느라 이런 사정에 아예 관심도 없었고, 일부는 먹은 것을 다시확인하고 난 뒤라 녹초가 되어 무거운 발걸음을 한걸음 한걸음 어렵게 떼며 오르고 있었다.
비교적 나는 여행 끝날 때까지 멀쩡했는데
그래서 출발할 때 기대처럼 “역시 나는 고산 체질인가보다!”라고 안도는 했지만 끝까지 겸손해야했다.
이상이 없어도 중환자처럼 행동하고 조심해야지 평소처럼 행동했다가는 대번에 고산병에 시달릴게 뻔했기 때문이다.
원래 현지 도착하고 세 시간 이후부터 증상이 온다고 했다.
기차에서 내려서 당장 이상 없다고 조심안하면 고산병에 노출될 수 있고 또한 밤에 춥더라도 두껍게 입고 반드시 창문을 열어놓고 자는 게 유리한 것이
가뜩이나 희박한 산소에 창문까지 닫고 자면 아침에 머리가 깨질듯이 아플 게 빤하기 때문이다.
고산적응의 첫째는 지혜와 겸손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맨 꼭대기 달라이라마가 썼던 방과 불당들을 돌며 참배하고,
용변이 어마어마하게 깊고 비스듬한 절벽으로 떨어지는 화장실도 구경하고 왔다.
궁 안에서 사진은 찍을 수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