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미계를 받던 날, 속세와의 인연은 이것으로 끝이라는 상징적의미로 영단에 나의 위폐를 써 올리고 절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법수선원 산신각에 기거할 때는 향불로 묵언이라는 글씨를 팔뚝에 지져 파놓고는 한 달을 화기로 고생했던 기억도 있다.
묵언은 두 달 정도 했었나?,,,,
그때는 生死의 大事에 맞선 장부라는 자부심으로 無所不爲의 객기를 부리던 때아닌가.
다시 떠올려보니 초발심시절이 신선하니 새롭다.
신라 범일통효국사의 객기도 대단했던 모양이다.
구산선문중 하나인 사굴산문을 개창한 스님은 유학시절 중국의 "염관제안"화상을 참문 했다.
그때 화상은 스님를 보자 이렇게 물었다.
“어데서 왔는가?”
“동국에서 왔습니다.”
“육로로 왔는가 수로로 왔는가?”
“두 길을 모두 거치지 않고 왔습니다.”
“두 길을 모두 거치지 않았다면 어떻게 여기로 왔는가?”
“일월(日月)이 다니는데 동서(東西)가 무슨 장애가 되겠습니까?”
이 말에 염관화상은 인가를 했다.
“과연 동방의 보살이로다.”
이일이 건곤에 뛰어나야 조금 이야기할만한 일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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