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전기검침원이 온다.
모닝을 타고 점검판을 들고
전기 상태는 항상 원활한지 그녀의 얼굴엔 자못 여유의 미소가 있다.
산성에도 가끔 간다는데
검침은 그리 중요치 않은가보다.
주로 장경사와 그곳 주지스님의 소식을 전한다.
보현성보살의 튼튼한 이빨을 다 받아주는 것으로 봐 그도 보통은 넘는 것 같다.
스치듯 들어보면,,,
언제나 깨달음이 주제이고 간혹은 무속을 넘나들며 이야기는 길어진다.
검침원이 와 있을 때면 나는 나대로 나를 검침해본다.
들뜨는 허열을 바로잡고
좌우를 챙기며 수승과 화강을 살핀다.
핵심을 제대로 찌르고 있는지도 살피고
세월을 타고 잘 이동하고 있는지 점검한다.
어제도 검침원이 왔다.
친구를 달고 왔다.
그러나 아삼육의 보현성이 손자 보러간 뒤라 검침은 싱겁게 끝났다.
또 올 것이다.
검침은 자주하는 게 좋으니까.
기다려진다.
전기검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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