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은 옛날부터 대소사에 그 날짜와 방향을 가려서 행해왔다.
그래서 이사를 간 다던가 집수리를 할 때와 묘를 건드리거나 땅을 파재낄 때는 항상 책력을 참고했고, 결혼날짜는 물론 동네 돼지 잡는 날과 오래된 고목을 베는 날 까지도 가려서 해왔다.
개신교가 들어오면서 우리의 온갖 전통들이 미신으로 치부되고 현대식 삶에 밀려 그 지킴이 소원해져서 그렇지 이는 조상의 슬기가 담긴 오랜 미풍양속이었다.
땅에 몸담고 있으면서 너무 하늘같은 뜻만으로 이를 무시해서 재앙을 입는 경우를 우리는 “동토났다” 또는 “동티났다”라고 한다.
절에 스님들도 구량신이 들은 해는 건축과 수리를 가려서 했고 화장실을 손보거나 신축할 때 특히 조심하는 것을 본다.
큰 틀로 보면 일체유심조이고 인과응보이지만은 조신해서 손해 볼 것은 없을 것이다.
인도차도 안 가리고 막 다니다가 사고사하고는 제 팔자소관이라고 일축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책력을 참고해서 나쁠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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