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드러난 모습과 움직임들이 웃음 짓게 한다.
사람들의 대화가 그렇고 축생들의 움직임이 그렇다.
초목들의 그것 또한 빠질 수 없는 미소의 대상이다.
그냥 얼핏 만남과 스침인데 한 순간과 한 컷에서 문득 웃음과 미소를 준다.
속으로 실 웃다 들켜 정색을 해보이기도하고 얼렁스레 그냥 넘겨도 본다.
운동하러 몰려와 대종을 치고 달아나는 미군도 예쁘고
사기성을 갖고 접근하는 이의 마음도 귀엽다.
느리게 걷다 차바퀴에 깔려죽은 살찐 두꺼비가 그렇고
큰개에게 물려 상처 난 중간 개의 콧잔등이 그렇다.
병원에서 영안실에서 법당에서 후원에서 마주하는 이들이 그렇다.
장맛비에 투덜거리는 택배아저씨가 그렇고
내리막길을 타고 쏜살같이 흘러가는 물줄기가 그렇고
길 가운데 고여 지나는 이들을 방해하는 물웅덩이가 우습다.
맡은 구역 풀 뽑으며 투덜대는 말투가 귀엽고
영단에 미소 짓고 앉아 있는 영정이 그렇다
탈장 수술한다는 도반의 전화가 그렇고
축대 무너져 갔다 올 데가 있다는 기도스님이 그렇다.
환희 마장인가?
모든 것에 미소와 웃음이다.
멀쩡한 팔다리를 잘라가도 그럴까?
그것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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