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 검은 전대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졌다.
그 속을 보니 천 원짜리 다발 세개와 영가를 위한 노자 돈 한 다발이 들어 있고 각종 키 묶음과 쌀과 초, 된장 등 물품판매대금 관리하는 통장이 들어 있다.
그리고 농협의 오천원, 이천원 할인권이 소중히 정리 되 있다.
수술하러 들어간 사무장 '법운지'가 놓고 간 전대이다.
하나로 갈 때 가지고 가면 오십원씩 할인해준다며 빈 시장 가방을 항상 다섯 개씩 지니고 다니다 꼭 250원을 할인 받아야 직성이 풀리는 그의 알뜰함이 곳곳에 묻어있다.
갑상선 암은 암도 아니라고 누군가 위로 섞인 말을 하기도하지만 암은 암 아니겠는가.
단지 임파선으로 번지지만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병도 유행을 탄단다.
얼마 전에는 자궁수술이 유행이라더니 요즘은 갑상선 수술이 유행이란다.
이제 수술이 끝났을 시간이다.
전대 주인이 다시 쨍쨍거리며 활동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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