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는 최소한의 긴장도 풀고 주인을 믿고 따른다.
그것은 주인과의 오랜 신뢰가 바탕에 쌓여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인이 개의 옆구리를 이유 없이 세게 차버린다면 그 신뢰는 한순간에 무너질 것이다.
같이 살던 할멈이 죽자 할아버지는 효도 잘하며 모시겠으니 아파트팔고 함께 살자던 아들며느리의 말을 따른다.
그런데 우연히 가계부의 “촌놈 용돈 이 만원”이라는 글을 보게 되고 그 뒤로 할아버지는 그 집을 다시 들어가지 않는다.
한순간에 가족 간의 신뢰가 무너진 것이다.
경제도 신뢰로 연명하는 유기체이다.
그 신뢰에 덮여있던 탐욕과 사기와 무책임이 드러나자 그물코처럼 너의 일이 나의일이 되버렸다.
애초 거품 속에 잠겨 적당한 부패에 적응했고 명주 알처럼 맑고 태양처럼 밝아야할 이유에 낯설어했다.
우리, 처음마음을 다잡자.
나의일이 너의 일이 되게 배려하고 베풀고 사랑하자.
다시 신뢰를 쌓아야한다.
인연생기한 인드라 망에서 선택의 여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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