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럽혀진 얼굴의 천사들(Angels with dirty faces)”은 전형적인 아메리카 갱스터무비다.
뭐 이리 오래되고 진부한 흑백영화를 죽기 전에 꼭 봐야 될 영화로 선정 했을까하며 혼자 투덜거리다 마지막 엔딩에서 의미부여할 장면을 찾았다.
‘제임스 케그니’가 분한 주인공 ‘록’은 요즘 말하는 논두렁건달로 자라서 일정지역을 관리하는 두목건달이 되는데 그의 곁에는 항상 같이 성장해 성직의 길을 걷는 신부가 있었고, 영화는 이런 상이한 길을 가게 되는 두 친구의 갈등구조를 잘 그리고 있다.
일생을 풍미하던 주인공은 결국 전기의자에서 최후를 맞이하게 되고 그의 마지막은 역시 신부로 분한 ‘팻 올브리엔’이 지키게 되는데 신부는 그에게 마지막 부탁을 하게 된다.
그것은 죽음에 조금도 굴함 없이 당당히 임하는 ‘록’에게 제발 비굴한 죽음을 맞이해달라는 이색적인 내용이다.
네가 죽음을 당당히 맞이하면 너를 우상으로 여기고 갱의 세계를 동경하며 따르는 많은 청소년들을 선도하기가 어려우니 제발 비굴한 이미지를 남겨 저들의 뜻을 꺾어 달라는 것이였다.
많은 사형참관인들과 기자들 앞에서 절대 그럴 수 없다던 주인공 ‘록’은 끝에 가서야 그의 뜻을 접는다.
전기의자 앞에서 그는 갑자기 절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이고 제발 살려주세요,,, 죽기 싫어요,,,아이고,,,무서워요,,,”
엉엉 우는소리와 함께 바닥을 기며 버팅기다 결국 죽고 마는 그의 모습은 생생하니 다음날 일간지에 소개 되고 그 소식을 접한 아이들은 크게 실망을 한다.
친구인 신부의 부탁으로 그는 자신의 마지막모습을 비참하고 나약하게 장식한 것이다.
그렇게 영화는 동네에서 껄렁대며 들떠있던 아이들이 신부에 의해 계도되는 모습을 비추며 끝을 맺는다.
크리스마스에 딱 어울리는 내용이다.
여기서 우리는 석가나 예수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겠다.
큰 성현일수록 그의 마지막을 평이하게 맞이하고 있는데, “허리가 아파 누워야겠다”며 지친모습을 보이신 부처님이나 “주여! 저를 버리시나이까?”라며 절규 속에 죽어간 예수의 심정은 아마도 저 어린애들을 배려한 주인공 ‘록’의 그것과 같을 것이다.
중생이 혹할까 두려웠던 깊은 마음 씀일 것이다.
서서죽고 앉아 죽고 심지어 거꾸로 물구나무 서서 죽은 선사들도 있으나 모두 접고, 죽을 때 짐짓 발버둥 치며 죽을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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