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껄렁한 차림의 황원스님이 간만에 내방해 발효녹차를 마셨다.
“거 중국에 요번지진으로 왜 죽은 아내를 오도바이에 싣고 자기 몸에 묶어가던 40대 남자 있잖아,,,우지팡인가? 외신들이 찬사를 보내고 중국 언론도 '정의남' '배처남'으로 존경의 뜻을 보내고 그랬던 사람,,,”
“응”
“벌써 재혼했다는데?”
“원래 그런거야,,,시 쓰는 도종환이 봐,,죽은 아내를 묻으며 ‘아내에게 처음으로 옷을 해 입혔네,,’ 어쩌구저쩌구 하더니 바로 재혼했잖아,,,정 많은 사람은 혼자 잠시도 못사는 거지,,,,”
“거 고사에도 있잖아,,,무덤에 부채질하는 여자,,,,”
“맞어,,,,,,,,,”
"ㅋㅋ,,,,,,,,,무상한 거야,,,"
옥수수 밭에 당신을 묻고
도종환
견우직녀도 이 날만은 만나게 하는 칠석날
나는 당신을 땅에 묻고 돌아오네.
안개꽃 몇 송이 땅에 묻고 돌아오네.
살아평생 당신께 옷 한 벌 못해 주고
당신 죽어 처음으로 베옷 한 벌 해 입혔네.
당신 손수 베틀로 짠 옷가지 몇 벌 이웃에게 나눠 주고
옥수수 밭 옆에 당신을 묻고 돌아오네.
은하 건너 구름 건너 한 해 한 번 만나게 하는 이 밤
은핫물 동쪽 서쪽 그 멀고 먼 거리가
하늘과 땅의 거리인 걸 알게 하네
당신 나중 흙이 되고 내가 훗날 바람되어
다시 만나지는 길임을 알게 하네
내 남아 밭 갈고 씨 뿌리고 땀 흘리며 살아야
한 해 한 번 당신 만나는 길임을 알게 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