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천주교인이었던 만해심(젬마)으로 인해 성당식구들과의 내왕이 잦은데 언제나 주보를 보내주는 정릉 복지원의 미카엘과 베드로, 대구 성당의 안젤라, 서울 목동 두엄자리의 로살리아, 마천의 언니자매 등이 별 종교적 개연성 없이 가까이 지낸지 꽤 오래 됀 사이이다.
극락사부터의 인연이니 벌써20년이 다된 세월이다.
금번 ‘아지타’로 인해 알게 되었지만 천주교는 한번인연이 되었던 식구들이 뜻을 달리해 나갔어도 일정기간 돌아올 수 있는 룰을 두며 끝까지 관리하려 애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는 사람 잡지 않고 오는 사람 막지 않는다.”는 다분히 불교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일말 부럽기도 한 측면인데,
승려나 불자가 환속(還俗)했다고 또는 개종했다고해도 눈 하나 깜짝 안하는 게 불교종단의 현실이고 보면 말이다.
그래서 그런 냉냉함 속에서 살아남은 불교인은 조직적 세력보다는 각개전투의 고난에서 이겨낸 경우가 많다.
군대로 말하면 국기하강식의 현란한 집체식 사단사열보다는 적지에 떨어져 살아 돌아와야 하는 특공대의 임무에 익숙해져있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불자들의 눈빛은 예사롭지 않다.
‘아지타’도 프리선언 한 아나운서처럼 조직의 일원이기보다는 각개전투에 익숙한 특공대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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