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의술행위를 했다.
절에서 하는 구병시식은 생명을 구한다고해서 구명시식이라고도 하는 재의식인데,
법당에 못 들어오는 악귀들을 달래서 보내는 의식이기에 법당이 아닌 후원에서 모셔진다.
안에서 옹호하는 조왕신, 밖에서 옹호하는 산신, 다섯 방위신인 동방 청색신, 남방 적색신, 서방 백색신, 북방 흑색신, 중앙 황색신 그리고 몽달귀, 객귀, 토공귀, 다듬이돌 귀, 뒷간 귀, 길거리 귀, 뜰 귀, 울타리 귀, 하늘 귀, 땅 귀 등 온갖 귀신의 종류도 많아 한참을 불러 청한다.
여러 귀신들을 요령에 맞춰 세 번 반복 청하다보면 딱딱 떨어지는 음률이 아주 리드미컬해 재미가 있다.
그런 귀신권속들을 청해 ‘초면귀왕비증보살’의 위신력으로 천도해 모셔 신병의 근원을 없에는 데 여기서의 '초면귀왕비증보살'은 관세음의 다른 이름이다.
공양청과 함께 끽다청도 있다.
오로지 한 가지 신선한 차 맛
조주스님 몇 명에게 권 했던가
오늘다시 맑은 차를 다려올리오니
망령이여, 윤회 고를 쉬소서.
고혼이여, 윤회 고를 쉬소서.
제령이여, 윤회 고를 쉬소서.
살아있는 자와 죽어간 자 모두 윤회 고를 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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