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상가 집을 들락거렸어도 유족의 입장은 첫 경험이었다.
막상 그 입장이 되자 혹여 썰렁한 식장을 지켜야한다면 선친사망에 대한 슬픔보다 그 상황이 더욱 가슴 아프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역설적이게도 상가 집에서는 술꾼과 노름꾼이 서로 싸워 쌍코피가 터져야 성황리에 치러진 장례라는 말이 이해가 되었다.
그래서 늘 뵙는 분들이지만 식장에서의 면면은 더욱 반가웠다.
권위적이고 엄하셨던 부친, 군 제대 후 풀리지 않는 상황에 항상 사회의 아웃사이더였고 거기다 불문에 출가한 자식을 둔 대개의 부모들이 그렇겠지만 자랑스러움보다는 원망과 회한이 가슴에 자리하고 있었을 터, 처음에는 자식이 출가해 중이 된다는 게 어떤 상황인지 잘 모르셨다.
그러다 장남에 이어 둘째까지 따라가고 셋째마저 낌새가 수상하자 적극 만류, 그러나 그놈이 속세의 연은 아니었는지 일찍이 명을 달리하자 인력으로 안 되는 일이고 아들농사는 망했다고 낙담하셨다.
그러고 한참 뒤 조계사도 나가고 지장경도 사경하신다는 모친의 전언에
고지식했던 분이 참 대단한 변혁이라고 내심 기뻐했었는데 지금생각하면 자식으로서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 회한을 조금이나 달래드릴걸,,,
다행히 막내가 장남대신 효심을 다해 막내한테는 늘 빚진 마음이 있고
그 곁에서 공을 다하는 며느리가 고맙다.
“참,,,며느리 잘 들어왔어,,,”
“응? 스님이 뭘 크게 착각하고 있고만,,,며느리가 아니고 제수씨야 제수씨,,,”
“그렇지,,,제수,,,그런데 왜 며느리로 보이지?”
“스님이 대접만 받고 살아가 여자는 전부 며느리로 보이지?”
화장터에서 스님들과의 대화로 한참을 웃었다.
그리고 서로의 부모가 돌아가시면 만사 제켜놓고 참석하자고 다짐도하였다.
금번 부친의 장례로 그 기부복위 선망영가는 물론 제령들의 왕생극락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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