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귀에 대고 나직이 ‘밥맛이야!’라고 속삭이고 그 앞에 살짝 ‘저사람’이라는 지칭이 들어간다면 한 사람의 인간성은 그 표현 하나로 순간 와르르 무너져버린다.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와 반대로 내 주변엔 나만 보면 ‘밥맛이야!'보다는 ‘입맛이야!’ 하는 사람들로 북적였었다.
물리치지 못하는 성격에 그분들을 오랫동안 일일이 다 상대해주다보니 지금 내게 남은 것은 3고 현상이라는 깊은 상처뿐인데, 어제도 신도회장님이 천일동안 수고했다고 회식자리를 마련해 주시여 임원들과 거나한 저녁을 보냈다.
지금 주절주절 고해성사하듯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어제를 계기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선언을 하기 위함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어제 옆자리에서 뭐라 중얼중얼 거린 동수의 결정적한마디가 큰 영향을 끼쳤다하겠는데 동수와 주고받은 말은 간단했다.
“스님! '목숨 걸고 편식하기' 보셨어요?”
“그게 뭔 소리야?”
“방송 프론데요,,,한번 꼭 보세요.”
“응,,,그래? 왜?”
“글쎄 한번 꼭 보세요.”
그러고는 잠 없는 새벽 무심히 다시보기로 들어가 본 엠비시 스페셜프로 두 편은 나를 숨죽이게 하기로 충분했고 약보보다 식보요, 식보보다 행보요, 행보보다 심보라는 진부했던 말들이 그렇게 반짝반짝 귀에 들어 올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제 '황성수박사'의 식단으로 끊을 것은 끊고 키울 것은 키우기로 결심하였다.
그동안 "몸에 들어온 약성이 正見(바로보기)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쓰고 싶을 정도로 그 메카니즘에 목말랐었는데 눈에 서광이 들게 그 해결안을 제시한 황박사와 엠비시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앞으로 '입맛 다시는 분'들에게는 ‘노 쌩큐’라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고
'차 맛 다시는 분'들만을 섭수하겠다는 뜻을 전해 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