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봉스님(99세)
경사스러운 소식만 늘 들린다 해서 문경인가.
과거보러 세재를 넘던 많은 선비들의 꿈이 서린 고향 문경(聞慶).
그곳에는 흙 굽는 사람 ‘현암’이 있다.
그는 여러 도자기를 마다하고 오직 다구만을 만드는데
유약 없이 굽어내는 그만의 무유다구는 한국을 대표해 중국과 대만에서 더욱 유명하다.
그릇의 쇠 비비는 듯한 강한 맛이 좋아 벼르고 벼르던 문경 행이였건만 빨라진 교통은 우리 일행을 두 시간 만에 도착시켰다.
묵조밥으로 맛있는 점심을 하고, 의기투합만 되면 시간가는 줄 모르는 게 장이들의 습성이듯 우리는 늦게까지 그의 다구로 우려내는 그만의 행다법에 취해 귀한 보이와 대홍포를 마음껏 시음했다.
문경사람 ‘현암’은 봉암사 백수노장 '월봉'스님의 손자인데 마침 올해 99세를 맞은 스님이 산철바람을 쐬러 현암요에 나와 계셨다
스님께 준비해간 깨 인절미를 드리고 예전에 모시고 살던 이야기를 말씀드리니 기억은 가물 하셔도 매우 반가워하신다.
그때나 지금이나 눈귀 밝으시고 목소리 카랑카랑하신 것이 다만 문경의 맑은 공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항상 우려내어 비우는 다구 마냥 여여 하신 그 모습이 너무 좋았다.
그렇게 뜬금없이 나선 가을 나들이는 여히 시간 속으로 총총총 사라지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