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은 전국에 2,000여개의 크고 작은 사찰로 이루어져있으며 작은 절, 큰 절을 지역별로 묶어 이를 중앙 총무원에서 관장한다.
사찰주지는 본사별, 총림별, 문중추천에 의해 총무원에서 임명하고 총무원은 각 사찰에서 분담금을 받아 종단을 운영하며 행정서비스를 하고 있다.
분담금이라는 것이 전체 승려의 복지까지 책임지기에는 미미한 게 현실이고 그래서 총무원은 사찰재정이 안정적인 곳은 직영을 통한 재정확보를 꽤하는데, 작금의 시끄러운 봉은사분규는 이런 종무행정의 일환에 기존주지가 반발하면서 생기는 잡음이다.
그것이 정치적 이슈가 뒤섞여 위태위태한 모양새다.
아울러 최근 총무원진영이 새롭게 꾸며진 후, 현 종단이 기획추진하고 있는 종무행정이 곳곳에서 마찰을 빚고 있어 종도들의 염려가 깊다.
봉은사 직영화문제뿐 아니라 진흥원과의 마찰, 전 승려의 유언상속법 문제, 종단산하 법인체와의 새 관계형성 등 모두가 매우 예민한 사항들인데, 이를 집행하면서 야기되는 반발은 오랜 기간 주지중심체제의 사찰운영에서 조직과 재정의 일부 중앙 집중화를 모색하면서 생기는 부작용이라 하겠다.
원론적으로 정화이후 조계종 창립시기부터 이렇게 모든 사찰재정의 강력한 중앙집권화로 끌고 갔으면 더욱 종단발전이 이뤄지지 않았겠나하는 생각이다.
원불교나 천태종, 진각종 등이 천주교와 같이 더디지만 확실한 교세확장을 통한 발전의 토대를 구축하는 것 같아 하는 이야기이다.
종단의 역사가 주지 인사권과 관련된 분규로만 기억되어서야 어찌 바람직하겠는가.
법정스님의 본보기가 아니더라도 출가자는 누구나 탈속함을 꿈꾼다.
그런 탈속이 특별한 일이지 않도록 조직과 행정이 이를 뒷받침해줘야 하는 것이다.
종단 행정기획자들의 현명함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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