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안나푸르나를 끝으로 여성최초의 14좌 등정을 이룬 오은선 씨의 쾌거는 산악사에 길이 남을만한 신기원이었다.
정상정복 후에 세상을 내려다보며했던 그의 합장인사가 전파를 타 무척 인상 깊게 보았었다.
그러나 한사코 이를 폄하하는 일부 언론과 산악인들이 있다.
반야봉, 비로봉, 천왕봉 등등의 명산마다 붙여진 불교적 이름을 못 바꿔 안달하는 이들이다.
월간 신동아는 “팀이 올랐지 네가 올랐냐?” “축하 할일이 아니다”는 식의 기사 타이틀을 달았다.
한국여성이 이룬 쾌거를 세계인들이 축하하고 있는데 자국민의 기사를 다룬 논조가 참으로 가관이다.
어제 문수스님의 거사가 있었다.
사대강 반대의사와 가난한 이의 입장에 서달라는 글을 유서로 남겼다.
그 기사 곁에는 역대스님들의 흉악범죄를 다룬 기사도 함께 떴다.
선거를 앞둔 예민한 시기에 다분히 희석효과를 노린 물 타기 기사임을 누가 봐도 알 수 있다.
누군가 이렇게 여론왜곡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신부 무서워 성당에 못가겠다는 제목의 기사도 냄새가 난다.
사대강 반대하는 신부들 때문에 천주교신도가 묵주를 성당에 던지고 왔단다.
범인들은 드러난 모습에 일희일비 하며 박 터져라 댓글을 달고 있을 뿐이다.
아무리 큰 타이틀로 활자의 위엄성을 갖추어도 공공성과 객관성을 갖추지 못한 기사는 쓰레기에 불과할 뿐인데, 모종의 종교 세력들이 국가경영에서 갑의 입장에 서려하고 있고 실제 힘을 받고 있다.
갑을의 구분은 이미 승패를 갈라놓을 수 있다.
봉은사주지의 행보가 버거워 보이는 것은 그가 을의 입장에 있기에 그렇다.
불교가 을의 입장에 서지 않으려며는 정신 바짝 차려야한다.
선거를 앞두고 절에서도
개인의 작은 이익과 지방색을 앞 세워 입에 침 튀기며 여론을 조성하려는 이들이 있다.
불자로서 불교적 안목은 뒷전이다.
보편성을 벗어난 정도는 있을 수 없다.
오히려 격외도리는 이시대의 가장 합리적보편성이지만 그것을 대표하고 나툴 때 만이 빛 나는 것이다.
바로보기에 실패한다면 결국 그 폐해는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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