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대는 초나라 삼려대부 아니신가요? 어인일로 이런 곳에,,,”
굴원(屈原, BC 343 ?~BC 278 ?)은 강가와 못가를 쏘다니며 슬픈 노래를 읊조리다 이렇게 한 어부에게 발견되었다.
어부는 형용이 비쩍 말라 초췌했어도 높은 벼슬을 지낸 그를 쉽게 알아 봤던 것이다.
굴원 曰
“온 세상이 흐려있는데 나 혼자만 맑고 깨끗했으며
뭇사람들이 취해 있는데 나 혼자만이 깨어 있어서 이렇게 추방당했다오.”
어부 曰
“아니 성인은 사물에 막힘이 없어 세상과 추이(推移)를 같이 한다오.
세상사람 모두 흐려있다면 어째서 같이 흙탕 질을 쳐 그 물결 더 높이지 않으며, 뭇사람이 취해 있다면 그 술지게미 배불리 먹고 박주나마 마셔두지 않고서 어찌 홀로 깊이 생각하고 행동해 이런 추방을 불러왔나요?”
굴원 曰
“머리감으면 갓 먼지 털어 쓰고, 몸을 닦고는 옷을 털어 입는 법
어찌 이 깨끗한 몸으로 저 더러운 무리와 함께 하리요.
그럴지언정 차라리 상수 물가에 달려가 물고기 뱃속에 내 몸을 장사 지내리다.”
어부는 빙그레 웃고는 돛대를 올려 돌아가며 노래했다.
“창량의 물결이 맑을 때라면 이 내 갓끈 씻을 수 있고
창량의 물결이 흐릴 때라면 이 내 발이나 씻어보리라.”
*굴원은 자신의 주요작품 중 하나인 어부사(漁父辭)를 통해 세상에 임하는 두입장의 극명함을 들어냈다. 그 뒤 실제로 창사(長沙)의 멱라수(汨羅水)에 투신하여 죽었다.
어제 동수법우가 공무원의 복지부동에 대해 물어와 위 글이 생각났다.
자리보전을 위해 땅에 엎드려 꼼짝 않는다는 복지부동,
요즘은 살짝 변형된 복지안동이 유행이란다.
땅에 바짝 엎드려 눈알만 대굴 대굴 굴린다 해서 복지안동(伏地眼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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