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판사의 자살은 평소 누구라도 의심해야 하는 직업병에 겹친 우울증이 그 이유였단다.
나중에는 부모와 부인까지 의심으로 대하는 병적증상이 심각했고, 열심이던 교회활동에서도 그 대안을 찾을 수 없을 만큼 괴로웠던 모양이다.
그렇기로 어찌 목숨까지 끊어야했을까.
의단이 항상 돈독해야하는 구도승의 그 의심과는 질이 사뭇 다르겠지만
대체로 판사와 군인, 출가승은 비슷한 사주구성을 가지고 있다한다.
마치 훌륭한 성자가 아니면 전륜성왕이 될 것이라는 동자 싯다르타에 내린 미래예언같이 누구나 일정부분 축약된 팔자소관을 타고나고 그중하나를 선택해 살아간다할 수 있는데 .
선택한 삶에 회의를 느끼게 되면 삶의 방향을 전면으로 틀어 새로운 삶을 살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그런 결정을 내리는 데는 대단한 용기와 결단력이 필요하겠지만 이렇게 쉽게 생을 마감하는 풍조가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
한때 판사였던 효봉스님도 자신이 내린 사형판정에 괴로워하다 결국 미련 없이 판사직을 던져버리고 엿장수로 떠돌았고, 그 뒤 출가하여 구도자의 사표가 되는 훌륭한 고승의 삶을 살다 가시지 않았는가.
한 사회엘리트층들의 삶의 방식이 어떠해야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라 생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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