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초, 인천 보각선원에서 지낼 때의 일이다.
가끔 누군가 신선한 갑오징어 몇 마리를 신문지에 둘둘 말아 불단에 올려놓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배를 타는 젊은 선원이 새벽에 목욕재개하고 와서는 자신이 잡은 어류를 정성껏 올리고 기도하고 가는 것이었는데, 그 총각선원의 순수한 마음에 응답하듯 그때 대중들은 오징어 국을 맛있게 끓여 먹었던 기억이 난다.
어제 백중공양 후 떡을 나누는데, 받은 사람 못 받은 사람 등이 엉켜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법수선원에서는 법회 후 자상하게도 불단의 떡을 신도들에게 봉다리봉다리 싸주고 있는데 배분과정이 매끄럽지 못해 항상 잡음이 인다.
공양 후 불단의 공양물을 조금씩 나누어 먹는다는 좋은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싸주는 제도가 없어져야 하려나?
공양물은 공양금을 종무소에 낸 신도들의 정성을 모아 절에서 과일이나 떡이나 꽃을 불단에 올리고 동참자를 공표하는데 구체적으로 이것 해 달라, 저것 해 달라고 요구를 하면 복잡해진다.
그래서 동참금만 공표를 하지 누가 무엇을 했다는 등으로 구체화하지 않는다.
때로는 몇몇이 돈을 걷어 직접 해 올리기도 하지만 주선하는 자의 상이 끼어 꼭 말이 많아진다. 그래서 개별적으로 돈 걷는 행위를 못하게 하고 있다.
왜 ‘무주상보시’를 제일로 두었는지 부처님의 뜻을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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