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끗을 찌르는 향
번뇌를 멀리 벗어나는 일이 예삿일이 아니니
승두(화두)를 단단히 잡고 한바탕 공부할지어다.
추위가 한 번 뼈에 사무치지 않았다면
어찌 코를 찌르는 매화향기를 얻을 수 있으리오.
塵勞逈脫事非常 緊把繩頭做一場
진노형탈사비상 긴파승두주일장
不是一番寒徹骨 爭得梅花撲鼻香
불시일번한철골 쟁득매화박비향
- 황벽희운 -
정로환처럼 생긴 일본 향에 열을 가하자 방안에 매화향이 진동하고, 문득 당나라 ‘황벽희운’선사의 박비향(撲鼻香)에 대한 시 귀가 떠오른다.
향은 인간이 누리는 오감의 가장중심에 있다.
우리는 절대미각을 다투고 색감을 즐기고 소리를 향한 귀 열림을 갈구하나 오감의 절대치는 향이다.
색즉시공도 이근원통도 다선일미도 그 귀결점은 해탈향이고 해탈지견향이듯
계정혜삼학의 향이 모두 그렇고 바람을 거스르는 덕의 향이 그렇다.
그래서 우리의 비근(코)은 얼굴중심에서 오뚝한가?
오뚝하지 않으면 이물질을 넣어서라도 오뚝하게 하고 있다.
마음은 눈밭의 진한 향기 설중매를 비유안하더라도,
황벽스님의 닦달이 없더라도 뼈골을 사무치는 추위에서 오뚝하고 싶음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