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역사의 기독교가 이 나라에서 왜 이렇게 배타적이고 폐쇄적일 수밖에 없는지 그 태생적으로 분석한 김진호 연구실장(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의 논조가 명쾌하다.
청일 전쟁당시 일본군의 잔혹성을 목격한 백성들은 러일전쟁이 일어나자 난을 피해 엄동설한에 산으로 도망가느니 미국인 선교사가 있는 교회로 숨어들게 되고, 그렇게 형성된 세력은 1907년 최초로 ‘평양대부흥회’라는 기독운동을 일으키게 된다.
주변국의 각축장이 된 조선은 이미 백성을 보호할 능력은 물론 국가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상황이었다.
난을 피해 모인 사람들은 절절한 기도를 통해 그들이 말하는 영적체험을 얻게 되고 그 후 기독교리를 편협해석하게 되는데 그것은 제사의식거부, 단군상 파괴, 불상훼손이라는 폭력성의 단초가 된다.
그렇게 이 나라의 도덕관념을 흔드는 주 세력으로 등장한 기독교는 일세기를 참으로 숨 가쁘게도 양적 팽창을 통한 성장만을 향해 달려왔다.
이런 배타적교리가 오히려 백성들에게 먹혀들며 전대미문의 교세학장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이렇게 자기부정을 낳은 역사성에 기인한다 하겠다.
문제는 2005년 기점으로 그 양적팽창이 축소되는데 대해 갇는 스스로의 위기의식에 있다.
최근의 봉은사땅 밟기나 미얀마 땅 밟기와 국민적 저항을 받는 이슬람국가 선교, 사찰이 무너지기를 비는 악축의 기도모임 등은 이런 위기의식의 광적표출이라는 것이다.
우리역사의 가장 큰 패착은 조선이 성리학을 정치이념으로 받아들인 것이라 할 수 있는데, 500년 동안 숭유억불정책과 당파싸움으로 얼룩진 결과는 결국 백성을 허허벌판으로 내 몰고 말았고 고려의 화려한 불교문화는 고아가 되어 버렸다.
한 시대의 그릇된 정치이념과 종교의식은 민족을 또 한 번 위기로 내몰 수도 있다.
그것이 화합을 모르고 원융을 등져서는 안 되는 큰 이유이다.
오늘 경주 남산을 오른다.
그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불교로 뭉친 신라인들의 채취와 이교도들에 의해 훼손된 목 없는 부처님일 것이다.
미래를 여는 지혜를 無頭佛의 미소에서 찾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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