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압박붕대를 그렇게 오래 감아 놓는 것이 아닙니다.
상처부위만 그렇게 감아놓으면 끝부분은 피가 안 통해 살이 썩을 수도 있습니다.
압박붕대는 압력이 가해지지 않게 끝부분부터 살살 감아 올려야하고 매일 풀어 점검해야합니다. 그런데 그것도 엉뚱한 부위에다 힘껏 감아서 석고까지 해놓고서는 열흘이 지났으니 이 발을 제대로 쓸 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일단 주사 두방맞고, 피고름치료 하고, 3일정도 약을 먹어보고 월요일에오시면 정학한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광재를 깁스해주고 오랜만에 풀어보니 그 윗부분인 허벅지 안쪽으로 상처가 벌어진 채 피가 나고 있었다. 서둘러 이매동에 위치한 분당동물병원에 데리고 갔다.
원장선생님이 상처부위에 털을 제거하고 짜내고 닦아내고 소독하고 한참을 치료한 뒤 상세한 설명을 해주신다.
그리고 상처부위는 붕대감지 말고 그대로 놔놓는 것이 좋고, 그 부분을 너무 많이 핥으면 곤란하니까 사료 먹고 물먹을 때 외에는 씌워놓으라고 이렇게 깔떼기도 만들어주셨다.
인간은 무지하고 그것을 유지존속하려는 본능이 있다.
차에 치여 상처가 벌어져 있는 놈을 뼈만 붙으면 된다고 엉뚱한데 석고 해놓고 두주가까이 방치해놓았으니 치료하는 내내 부끄러웠다.
아플 것 같은데 별 신음소리하나 안 내는 녀석을 성격 좋은 놈이라고 칭찬도 빠뜨리지 않으시는 자상한원장님. 늦게나마 수의사 선생님을 잘 만나서 다행이었다.
광재야! 미안하다. 쾌유를 빈다.
*강남-여주간 지하철 공사가 한창인 분당이매역에서 탄천자전거도로진입로 쪽 사거리에 위치한 분당동물병원, 적극 추천합니다.
치료비도 생각보다 저렴하더군요. 30,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