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초(慧超, 704~787)스님은 8세기 신라스님이다.
경주를 출발해 4년에 걸쳐 인도순례를 한다.
결국 돌아오지 못하고 중국오대산에서 생을 마쳤다.
1,908년 그 기록이 돈황 17석굴에서 발견됐는데 당시 중국인 왕씨 노인에 의해 프랑스 동양학자 펠리오에게 헐값으로 넘어간다.
1,200여년 만에 잠시 돌아온 ‘왕오천축국전’, 그 귀중한 문건이 요즘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그 전문을 통도사 지안스님이 해석도 달았다.
=====================================
용문(龍門)엔 폭포조차 끊기고 말았으며
정구(井口)엔 뱀이 서린 듯 얼음이 얼었다
불을 들고 땅 끝에 올라 노래 부르리
어떻게 저 파미르고원을 넘어가리오.
차디찬 눈은 얼음과 엉기어 붙었고
찬바람은 땅을 가르도록 매섭다
넓은 바다 얼어서 단을 이루고
강은 낭떠러지를 깎아만 간다.
내 고향은 하늘 끝 북쪽땅 한 모서리
서쪽은 남의 나라 남천축
해 떠도 기러기 한 마리 없어
누가 내 집으로 돌아가리
그대 서번이 멀다 한숨짓는가
나는 탄식하네, 동쪽 길 아득하여
길은 거칠고 설령(雪嶺) 높은데
험한 골짝 물가에 도적떼 소리치네
새는 날아가다 벼랑 보고 놀라고
사람도 가다 길을 잃는 곳
한 생애 눈물 닦을 일 없더니
오늘은 천 갈래 쏟아지네.
==================================
고행 길의 순례자모습이 눈에 선하다.
일독을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