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한대로 혹한이 이어지니 물 공급이 끊겼다.
이전경험으로 봐 필시 지하수 박은 철빔 주변에 문제가 생긴 것이 분명하다.
겨울에 그곳이 얼어붙는 것을 알아 항상 신경을 쓰는데도 이상한파에 탈이 난 것이다.
일요예불에 동참한 거사님들이 모두 동원되어 그 주변에 불을 놨다.
산에 있는 화목들을 날라 시멘트와 돌이 튀도록 한참을 달궜다.
애초 부실시공에 대한 원망도 해보지만 지금 이순간은 오로지 지구를 덥히듯 땅을 달구는 수밖에 없다.
이제나저제나 땅속배관이 녹기를 기다리며 반나절을 공들인 결과 늦은 저녁이 돼서야 요란한 소리를 내며 물 공급이 되는듯했다.
그런데 이젠 물탱크가 있는 보일러실이 물바다다.
탱크 입수배관이 터진 것이다.
장이 뒤집어진다는 표현은 이때 쓰는 것 같았다.
기술자를 모셔오고 모셔가고, 배달된 보온덮개로 문제의 주변 땅을 두껍게 덮고, 기계실 곳곳에 전열기를 켜놓고서야 한숨 돌린다.
영하 16도의 낮 기온에 여러 거사님들이 애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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